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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별내선.. 손오공도 울고 갈 신공(神功)

송영한 기자 | 입력 : 2014/12/10 [10:58]
예전에는 ‘아버지가 둘인 놈 (二父之者)’라는 말 이상 가는 욕은 없었다.

그러나 세대가 변해 이혼을 밥 먹 듯 하는 시대가 되니 아버지가 둘인 사람이 부지기수로 늘어 ‘이부지자’라는 말은 욕 축에 끼지도 못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낳아준 아버지,양육비를 대주는 아버지, 그리고 같이 사는 아버지 중 누구를 아버지라 불러야 하는지 당해보지는 않았지만 당사자로서는 참 고민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구리시 별내선이 딱 그 모양이다.

몇 주 전부터 구리시 거리마다 별내선 관련 내년 예산을 당초 정부예산보다 50억 더 확보했다는 모당의 플래카드가 걸리더니 상대 당에서는 50억 더해서 100억을 확보했다고 플래카드를 걸었다. 그리고 포커판에서 레이스 치듯 그 다음날 100억을 또 추가 확보했다고 또 플래카드를 걸었다.

그리고 이제 별내선 기본고시를 앞두고 기획재정부에서 총사업비를 확정하자 연말연시 행사장 마다 찾아다니면서 공 자랑 하기에 바쁜 모양이다.

한 분은 별내선은 자신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사업이니 지적 소유권이 자신에게 있고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로서 자신이 영향력을 발휘할 위치에 있으니 당연히 자기의 공이라는 논리고, 또 한 분은 이 사업은 이미 정부의 사업이 됐기 때문에 정부여당 의원인 자신에게 공이 있다는 논리다. 

하루에도 몇 번씩 필자에게 물어오는 독자들이 있을 정도로 혼란에 빠진 것은 시민들이다.

두 말할 필요도 없이 국회의원이란 지역의 대표로 나랏일을 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나랏일을 얼마나 잘 챙겼느냐를 따지기 보다는 지역에 예산을 많이 확보하는 국회의원을 일 잘하는 국회의원으로 평가한다.

말로는 “쪽지 예산이 나라를 좀먹는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복지예산 난도질 쳐서 몇몇 의원이 SOC 예산으로 나눠 갖는다”고 욕하면서 내 지역에 떨어지는 콩고물에는 박수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내년 별내선 예산 증액은 엄연히 쪽지예산으로 비난 받아야함에도 잘못했다는 사람은 없이 다만 누구의 공이 더 크냐를 놓고 헷갈려 할뿐이다.

이분들이 이렇게 별내선에 목을 매는 것은 총선거를 앞두고 별내선이 표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별내선이 차기 총선의 승패를 가릴 양보하지 못할 일이라면 두 분 국회의원은 행사장에서 눈살 찌푸리는 말싸움 대신 둘이 손잡고 법정에라도 가서 쪽지예산과 사업비 확정의 공이 누구에게 있는 것이지 판결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각설하고,

구리시에는 별내선과 더불어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조성사업이란 대규모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사업은 시장의 공약사업이니 곧 시민이 동의한 사업이다.

시와 시민들은 절대 반대의사를 굽히지 않는 서울시와 막강 국토부를 오가면서 어떻게든 올해 안에 그린벨트를 풀어보겠다고 몸부림치는데 어찌된 일인지 두 분 국회의원님들의 입에서는  “내가 이 사업을 위해 무엇을 했다”는 자랑을 들어본 사람은 없다.

한 분은 그린벨트 해제가 정부의 권한이기 때문에 야당인 자신의 역할에 한계가 있다는 눈치고, 또 한 분은 그린벨트 해제는 찬성하지만 디자인시티는 반대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으니 이 사업에 이분들의 덕을 보기는 틀린 것 같다.

오죽하면 답답한 시민들이 옆 동네 국회의원과 도지사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질 정도다.

그런데 만약 어찌 어찌 해서 그린벨트가 풀렸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다음날 구리시 곳곳에 이런 현수막이 붙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처음부터 함께 해온 저희 당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대통령이 말씀한 창조경제의 모델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정부와 여당이 함께 하겠습니다”

이쯤 되면 손오공도 울고 갈 숟가락 신공(神功)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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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케의원 2015/08/30 [15:01] 수정 | 삭제
  • 별내선도 서로 지가 했다고 하더니 6호선도 서로 지가 했다고 난리네...그러다가 해 뜨고 달 뜨는 것도 지가 했다고 하는 거 아닐런지... 플래카드 값은 다 어디서 나는겨? ㅉ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