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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하의 생태칼럼]이끼 그리고 페니실린

조광하 생태칼럼니스트 | 입력 : 2022/07/29 [11:12]

어느 날 TV에서 우연히 자연의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기술들을 알려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습니다.

 

특수 부대 요원쯤 되 보이는 사람이 툰드라 황야에서 추위를 이기는 생존에 관한 기술을 알려주고 있었는데요, 그중에서 유난히 인상에 남았던 장면이 자연에서 추위에 직면했을 때 마른 이끼를 옷 안쪽에 채워 넣어서 보온재로 활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상당히 유익한 상식이었는데, 이끼에 대해 더 소개를 해보면, 사실 이끼는 상처치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800년대 어느 정원사가 큰 상처로 인해 출혈이 멈추지 않았고, 임시방편으로 이끼를 채취하여 상처를 감싸고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상처가 깨끗하고 빨리 치유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스코틀랜드에서도 찰스 카스카트란 의사가 자료검토 중 이러한 자료를 발견하고 수많은 물이끼를 실험한 결과 물이끼가 자기몸무게의 7배나 되는 물을 흡수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엄청난 흡수력으로 상처를 건조하게 해서 빨리 아물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부에 건의하여 물이끼를 수집하게 되었고, 심지어는 어린이들을 동원하여 이끼를 수집해 이를 군대의 의료용으로 썼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그 옛날 크림전쟁과 독일내전에서도 이끼를 약품으로 썼다는 기록이 있다는 것입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 청동기 시대 무덤에서도 이끼를 활용한 모습과 실증들이 나왔다고 하니, 인류의 생존지혜는 대단합니다.

 

현대에 와서는 이끼에 대한 화룡점정이 이루어집니다.

 

과학적 분석에 따르면 그 물이끼 속에는 토양균의 일종인 페니실륨이 매우 풍부하다고 합니다.

 

차갑고 습한데 많이 분포하는 페니실리움, 어디서 많이 들어본 소리가 아닌가요?

 

그렇습니다.

 

1929 알렉산더 플레밍이 발견해낸 페니실린이 그것입니다.

 

인류 질병의 역사, 의료의 역사, 생명과학의 역사를 뒤바꾸어 놓은 페니실린, 그 놀라운 물질이 보잘 것 없어 보이는 물이끼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고, 인류 조상은 이미 그것을 이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소홀히 대할 자연은 티끌하나 만큼도 없을 만큼 소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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