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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 돋보기] 이런 ‘원팀’이 있습니다!

구리시장 경선에서 패배한 박석윤 의원이 아직도 명함을 돌리는 이유

경기인터넷뉴스 | 입력 : 2022/05/20 [16:37]

[구리=송영한 기자]선거철에 많이 쓰이는 말 가운데 하나가 ‘원팀’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사람은 선거에서 떨어지면 사람이 아니다.”라는 우스갯소리처럼 낙선의 상처는 가장 치유되기 힘든 상처 가운데 하나다. 더구나 본선에서 겨뤄볼 기회조차 박탈당한 낙천자들의 상처는 더욱 깊다.

 

▲ 권봉수 시의원 후보의 명함을 돌리는 박석윤 의원     ©권봉수TV 갈무리

 

낙천자들의 마음을 더욱 쓰리게 하는 것은 ‘원팀’이라는 미명 아래 승자의 병풍을 서서 사진을 찍는 일이다. 웃기 싫어도 웃어야 하고 손을 들기 싫어도 손을 들어야 한다. 그러나 선대위가 출범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벌어지면 병풍을 섰던 낙천자들의 존재는 대부분 잊힌다. 

 

총괄선대위원장이네 공동선대위원장이네 하는 직함들은 허울 좋은 감투일 뿐 실질적인 지휘권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과정을 익히 아는 낙천자들은 정계 은퇴나 탈당이라는 도피술을 쓰기도 한다.

 

박석윤 구리시의회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구리시장 후보 경선에서 패배했다.

 

지난 8일 늦은 시간 경선 결과를 접하고 잠을 설친 그는, 다음 날 이른 시각에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집을 나서 여느 때처럼 명함을 돌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경선 결과를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당의 상징인 파란색 점퍼 대신 정장 차림일 뿐 여전히 경선을 준비하는 구리시장 예비후보자였다. 

 

그러나 그가 돌린 명함은 ‘구리시장 예비후보 박석윤’의 명함이 아니라, 예비후보 시절 신동화 시의원 후보와 함께 자신을 시장 후보로 추대했던 원팀 ‘권봉수 시의원 후보’의 명함이었다.

 

박석윤 의원은 12년 동안 활동했던 자신의 지역구를 돌며 출마자의 일인 지정 선거운동원 자격으로 명함을 돌리는 것 외에 마치 수행비서처럼 자신의 차량으로 권봉수 후보의 길라잡이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 자신의 차량으로 권봉수 후보의 길라잡이를 자청한 박석윤 의원     ©권봉수TV 갈무리

 

구리시에서 각각 학원을 운영하던 시절에 인연을 맺은 박석윤 의원과 권봉수 후보는 2002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같이 정치에 발을 디뎠다. 

 

2002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권봉수 후보는 수택3동에서 시의원에 당선되고, 박석윤 후보는 교문2동에서 낙선했다. 

 

그로부터 권봉수 후보가 8년 동안 재선 시의원으로 명성을 날리던 시절 조례연구회 모임을 같이 하면서 신뢰 관계를 쌓아가던 두 사람의 운명은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나선거구에 민주당 후보로 같이 출마하면서 운명적인 갈림길에 서게 됐다.

 

경력자로 가번을 양보한 권봉수 후보가 선거에서 낙선하고 12년 동안 야인으로 지내는 동안, 당선된 박석윤 의원은 12년 동안 의회에서 3번에 걸쳐 의장을 역임하고 행정사무감사에서 송곳 같은 질문을 펼치며 군계일학의 의정 활동을 한 끝에 원팀의 추대로 야심 차게 시장직에 도전했지만, 예선에서 분루를 삼켜야 했다. 

 

20여 년 동안의 정치 역정 중 한 번도 같이 의정 활동을 해본 적도 없고, 선거 과정에서 복합적인 은원과 애증의 관계가 쌓여있을 법도 한데, 의회주의자인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공고하다. 

 

경선 패배의 쓰린 마음을 추스를 여유도 없이 권봉수 후보의 명함을 돌리는 이유에 대해 박석윤 의원은 “박석윤ㆍ권봉수ㆍ신동화의 원팀이 진정성에서 출발했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방법이 현재로서는 이 일밖에 없다.”라며 “의회주의자들인 원팀 멤버들이 다시 입성해 의정의 코어 역할을 해 준다면 구리시민을 위해 다행한 일이고, 정치적 상처를 입은 나에게도 큰 위로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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